난생처음 코로나에 걸렸다 - 각자도생

깨닫는 생활의 기술|2022. 8. 3. 22:47

여러분은 절대 코로나에 걸리지 마세요.

때는 바야흐로 7월 13일, 당시 회사에 확진자로 인해 재택으로 돌아가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다음날 뭔가 감기기운이 올라오는데 이때는 전에도 한번 이런 비슷한 경우가 있어서 주말에 하루종일 쉬니까 나은적이 있으니 이번에도 그러면 되겠지 싶었죠. 그런데 이거 왠걸... 나뿐 아니라 당시 같이 회사에 있던 직원들 몇몇 분들이 감기기운이 있다는 것입니다. 저와 비슷한 증상이었죠. 기침, 편두통, 가래, 콧물 등 가벼운 증상들인 줄 알았는데 갈수록 병원에 다녀오는 사람들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그 결과 한두명씩 코로나에 걸렸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도 전과 같은 감기증상인거 같지만 불안해서 병원에 가게 되었습니다. 당시 어떻게 병원에 갈지 몰라 1339에 연락해서 도움을 받았죠. 요즘은 무료로 검사를 해주는 곳이 없다보니 신속항원검사를 해야한다고 하더라고요.

당시 저는 한번도 코로나에 걸려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만큼 다른 사람과 접촉을 잘 안하는 편이었으니까요. 회사에서도 밥을 혼자 먹는 편이었는데 결국 제가 봤을 때는 에어컨이 문제가 아니었나 싶었어요. 너무 춥게 틀었던 것도 있었고요. 

네이버지도에서 가까운 곳을 검색해봤습니다. 소아과에서도 진료를 해주더군요. 가기 전에 일단 연락을 해보고 갔습니다. 코로나 검사가 되는 지 물어보고요. 예약할 필요는 없는 것 같았습니다. 내가 코로나가 아직 걸린건지 모르는 상태에서 주위사람들 눈치를 보면서 병원에 들어가 자연스레 대기를 합니다. 그리고 순서가 되고나서 의사선생님께서 바깥에서 양쪽 콧구멍에 긴 봉을 두번 찌릅니다. 이게 영상으로 볼때는 정말 깊숙히 찌를 것 같았는데 그래서 무서웠는데, 실상 찔리고 나니 그렇게 아픈 건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결과를 보니 두줄로 나왔는데 처음엔 두줄이 뭔지 몰랐죠. 임신 테스트기 같이 생겨가지고 양성이란 뜻인 거 같긴 한데, 두줄이라고 무조건 양성이다 라고 생각하기 그래서 일단 모르는 척 했죠. 그리고 진료 해주신 의사분 께서 양성이라고 하면서 자동으로 보건소에 신고가 들어간다고 말해주시면서 저와 거리를 더 두시더군요. 

 

속전 속결로 회사에서 필요할 수도 있는 진단서 떼는 것 권유해주셔서 바로 떼었습니다. 

 

 

 

이러한 진단서가 나오는데, 사실 진단서는 진단하는 병원마다 다른 것 같습니다. 회사 동료들 꺼 보니 제꺼보다 디테일하게 잘 적혀있고 안내문도 받았다고 하는데 저는 그런거 전혀 받지 못했습니다. 처음 걸리는 것이다보니 얻을 정보들이 너무 부족해서 1339에 몇번 물어보고 자동으로 알아서 보건소에서 문자오고 연락오고 한다고 해서 그런가보다 했습니다.

 

이러한 사실을 일단 회사에 통보를 했는데 재미있는 건 이러한 진단서를 제출하는 것을 회사에서 딱히 하지 않는 것 같았습니다. 병에 걸려서 재택근무도 못할 거 같은 상황에 병가로 진행이 되지 않는 건가? 그러한 물음표를 갖게 되었죠. 일단 팀장에게 보고하고나서 그날 반차를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버티려고 했는데 목을 쓰는 직업이다보니 계속 집중이 안되고 기침도 계속 되는 것 같아서 결국 반차를 사용했습니다. 다른 동료들은 몇시간 일하다 바로 연차를 사용하는 것 같았습니다. 회사상황을 잘 몰라서 어떻게 해야하는지 좀 망설였는데 일단 반차를 쓰고 하루종일 자면 다음날 재택 출근이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감기같으니까 하루종일 쉬면 괜찮겠지 했죠.

 

그런데... 하루종일 대놓고 잤는데도 저녁에 몸은 호전되지 않았습니다. 다음날 아침에 될때까지 계속 잠만 잤는데도 몸상태는 그 전보다 더 안좋은 상태로 바뀌었습니다. 사실 아무리 잠을 많이 자더라도 이후에 활동을 하는 시기에는 뭔가 정신이 멀쩡해지거나 원동력 같은 게 생기기 마련인데 조금만 활동하고나서 바로 다시 몸에 체력이 방전되는 느낌이었습니다. 감기 증상은 그대로고요. 기침을 너무 심하게 하는 상황이 기억이 남네요. 

 

 

7월 14일에 쟀던 심박수입니다. 전날 새벽부터 뭔가 맥박수가 높아지기 시작했죠? 맥박이 93에서 떨어지지 않습니다. 심한 운동을 한 것도 아닌데도 말이죠. 가만히 있는데도 계속 맥박은 93 이상이 유지가 됐습니다. 말 그대로 몸이 아픈거죠. 

 

재택에서 일할 수 있으니까 사실 코로나에 걸려도 의미가 없는 게 아닐까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정말 집중도 안되고 말하는 직업을 갖고 있다보니 상대방과 대화할때 집중이 안되면서 짜증이 나게 되고, 정말 일하기가 어려웠죠. 코로나를 만만하게 봤다기 보다 회사에 다니다보면 어쩔 수 없는 상황에 맞닥들였을 때 회사는 나를 보호해주지 않는다는 것이 더 억울했던 것 같습니다. 

 

 

 

일단 최근 7월부터 코로나 지원이 대폭 축소가 됐습니다. 그나마 지원받을 수 있는 10만원도 중위소득이면 못받게 되더군요. 저는 몰랐는데 이번년도 4월부터 갑작스레 직장인 건강보험료가 2만원이나 올랐더라고요. 그래서 중위소득 100%가 넘어가는 상황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물론 중위소득 100%가 넘는 것도 좋은 거지만 코로나때 지원을 못받는 것이 억울했습니다. 10만원 못받는 게 뭐 그리 억울하냐 싶기도 한데 병가가 지원이 안된다는 사실때문에 더 열이 받았던 거죠. 병가도 30인 미만 사업장이어야만 한다던데... 그렇게 되어 저는 결국  

 

 

 

병가가 아닌 연차를 4.5일을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왜 이렇게 억울한 걸까요? 차라리 코로나를 더 빨리 걸려버렸다면 이러한 억울함은 덜 했을까요? 게다가 계획된 연차가 아니라서 회사에서는 만근수당 10만원을 월급에서 제외를 시킵니다. 이 정도면 코로나 때문에 강도를 당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생각됩니다. 모든 분들이 이러한 것은 아니겠지만 회사에 따라서 이렇게 직원을 모른척 하는 곳도 있습니다. 국가가 지원을 갑자기 이렇게 바꾸다보니 저는 개인적으로 든 생각이 있습니다. 

 

각자도생, 너 아프면 너만 손해야. 이런 시대가 아닌가 싶더라고요. 1주일 쉬고나서 하루 재택근무 후 다시 회사에 나와서 근무를 계속 하고 있습니다. 난생 처음 걸리는 코로나의 강력한 기운으로 인해 아직까지 일을 하면서 기침을 너무 심하게 합니다. 주위 동료들이 너무 심하게 하는 것을 보고 병원에 가보라고 해서 가봤더니 코로나 후유증이라고 해서 2주일 이상 더 갈 수 있다고 하는데 아직도 기침을 합니다. 지금은 조금씩 나아지긴 했지만 그래도 아무리 계속 쉴때 확실하게 아무것도 안하고 쉬는데도 불구하고 한달 가까이 아프다는 것은 정말 코로나가 보통이 아니라는 것을 생각하게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뭐 전보다 전파력이 높지만 치명적인 것은 아니라면서 하루에 11만 전파자가 있는 것이 대수롭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내가 하는 일이 재수가 없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그 연차를 사용하지 않았다면 돈으로 받을 수 있는 금액이 적어도 40만원 정도는 될텐데 말이죠. 이게 개인에게 아무런 일이 아닌가 봅니다. 아무리 중위소득 100%라고 하더라도 아무런 지원도 못받고 내가 잘못해서 전파당한 것도 아닌데 40만원에다가 진료비, 약값 등...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면 어쩔 수 없겠지만 지출한 만큼 나도 배운 것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니까요. 계속 이런식으로 코로나 걸리는 것이 아무렇지 않다고 생각하면 내 재산은 평생을 걸쳐서 코로나 때문에 거덜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면 평생 괴롭다가 돈도 못쓰다 죽게 되는 거니까요.

 

아, 일단 너무 부정적으로 말씀드린 것도 있지만 이것은 안전불감증에 대한 생각을 해봐야한다는 것도 말씀드리고 싶었습니다. 당시 확진이 안되면 돈을 더 내야 한다는 말도 있었는데 지금은 다행히 그렇지는 않죠. 이게 통계를 보는 의사들의 체감은 되게 객관적이라고 생각은 하는데 사람마다 느끼는 감정은 다를 것입니다. 이 글이 많은 사람들의 생각을 개선해줄거라고 믿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여러분들 중에는 분명 코로나에 항원이 잘 되어있는 분들도 있을 것이고 아님 저처럼 3번 주사를 맞았는데 이렇게 코로나에 걸리면 억울한 상황을 맞이하는 경우도 있을 것입니다. 게다가 주사를 한번도 안맞은 회사동료분이 있었는데 이번에 같이 코로나에 걸리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분은 저하고 증상은 비슷한데 훨씬 더 아픔이 심했다고 합니다. 코로나로 인해 집에서 1주일동안 어디 못나가고 일상생활을 거의 할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저보다 연차를 더 많이 쓰셨더군요. 

 

그래서 요즘은 다시 생각합니다. 내가 이 일을 계속 해야하나 생각을 하죠. 회사의 미래는 직원이 아플때 직원을 어떻게 대우하는 지에 따라 계속 다닐지 고민이 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국가 또한 같습니다. 내가 이 국가에서 이러한 정책을 통해 살아갈 수 있을까 말이죠. 처음 겪는 코로나니까? 한번 걸렸으니까 다음에는 안걸리지 않을까? 이런 생각으로 사는 분들은 없을 것 같습니다. 

 

그냥 처음 걸린 코로나에 재수없게 국가와 직장이 이렇게 나를 생각하는 구나 싶었는데. 이 말밖에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각자도생,

 

무조건 내가 이번에 지불한 것들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많이 쉬었고 그로 인해 다시한번 내가 못쓴 돈들에 대해서 써야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동안 누리지 못한 것들을 누리려고 했습니다. 그 동안 건강했던 것들에 대해 다시 감사하면서 고생했던 나에게 지불하는 것이 올바른 치료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혹시라도 본인이 그 동안 앞만 보고 달려왔다면 그리고 어쩔 수 없이 코로나에 걸렸다면 다시 본인의 인생을 살펴볼 기회라고 생각했으면 좋겠습니다. 열심히 일만 하면 된다고 생각했던 나에게 큰 교훈을 주었던 약 50만원의 교훈, 그리고 그 동안 사고 싶었지만 못 샀던 것들을 사게 해줬던 나에게 선물을 주는 것에 주저없게 해준 큰 동기가 되었습니다.

 

쉬고 또 쉬었지만 역시나 말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 전에 했던 매일 철봉 10개를 회복해야하는데 이제부터 곧 시작해야겠습니다. 이 글이 지금 많은 분들이 생각하는 코로나에 대한 감정을 안전불감증으로 쉽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아무리 조심해도 이번에 걸리는 분들이 많다고 들었는데요. 그렇게 세상 조심하라고 정책 펼치고 지켜봤자, 지킨 사람은 손해야 라는 생각갖게 하는, 타이밍이 그런건지는 몰라도 말이죠. 그건 어느 누구나 어떤 상황에도 이 상황이 아니더라도 그러한 상황이 온다면 여러분은 다시한번 생각하게 될 겁니다. 세상 힘들게 살지 말고 힘들게 살지 않도록 상황을 만들어야겠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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