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한명이 살아남을 때까지 이 전쟁은 끝나지 않을거다, 영화 [1917]



'단 한명이 살아남을 때까지 이 전쟁은 끝나지 않을거다.' 메켄지(배우 베네딕트 컴버배치) 가 말했던 전쟁의 절망과 희망을 가져서는 안되는 이유에 대해서 명령에 복종해야하는 군인의 삶을 잘 표현한 대사였습니다. 사실 이 영화는 대사가 그렇게 많이 없습니다. 그래서 굳이 명대사라고 해봐야 명령을 내리는 상급자의 대사가 명언급입니다. 리더의 자리에 있으니 동기부여 전문가일 수 밖에 없겠죠. 에린무어(배우 콜린 퍼스)는 '지옥으로 가나, 왕좌로 가나 혼자가는 것이 가장 빠르다.' 라는 명대사를 날려주면서 짧은 장면에서도 비중있는 대사를 쳤던 기억이 남네요. 


이 영화는 사실 보기전까지는 뭔가 지루할거 같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었습니다. 리뷰는 대부분 극찬을 했지만 지금 위에 보시는 저 장면을 처음 보는 사람들은 어떤 생각이 들지 조금은 궁금했습니다. 도대체 이 영화 전쟁영화인데 왜 스코필드(조지 맥케이) 가 저렇게 다른 방향으로 뛰지? 나는 자세한 스토리는 제외하고 그저 이 영화가 1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한다는 사실까지만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굳이 진부한 전쟁영화로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생각은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고나면 싹 달라집니다. 초반부터 분위기가 바로 반전된다는 것을 보면서 그리고 끝까지 롱테이크로 촬영되는 하루만에 벌어지는 한 사람의 인생 이야기를 이렇게 자세히 들여다보는 것은 대단히 의미있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한마디로 지루하지 않다는 느낌을 받게되었습니다. 영화관에서 꼭 봐야한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요. 집에서 보면 재미가 반감될 것이라는 생각이 가득했습니다. 



롯데시네마 월드타워가 가까워서 토요일 오전에 이른 시간에 가보았습니다. 사람들이 없어서 정말 편하게 보았지만 역시나 '코로나19'가 걱정되어 주말에 사람들은 많이 보이지 않네요.


[영화를 다 보고나서 나온 후에 롯데시네마의 전경입니다.]

자주갔던 영등포 CGV 같은 경우는 조조영화를 보고나서 12시가 거의 가까운 시간에 보면 사람들이 많이 붐비곤 했는데 서울의 랜드마크라고 불리우는 '롯데타워'라는 아주 큰 곳에 영화관에 그것도 토요일에 사람들이 아무도 없다는 것이 정말 놀라웠습니다. 소독은 했다고 하는데 사실 소독하려면 영화 한번 끝나면 모든 영화관람하는 자리를 소독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그게 불가능하다는 것도 이해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 전날부터 이 영화관람이 목숨을 건 행위처럼 느껴져서 오늘 아침전까지도 영화관람을 포기하려고도 생각도 했었습니다. 저번달에도 미뤘다가 결국 한번은 영화를 보러가야겠다 생각해서 가게되었죠. 영화 볼때 사람들은 저 말고도 몇 명은 있었습니다. 저번 1월에도 보려고 했다가 못봐서 참 아쉬웠는데 '구더기 무서워서 장 못담근다'고 했던가요?



사실 소독제는 어디있는지는 잘 모르겠더라고요. 대신 열감지기는 있었습니다. 영화 다 보고나서 나올때 쯤 발견했습니다. 정말 송파구에 사람이 많이 없더라고요. 집에 돌아오는 길에 롯데슈퍼에 들려서 세일하는 생필품들을 골라서 사는 도중에 전에 먹었던 한돈을 또 세일 하더라고요. 정말 비추입니다. 거긴 도대체 한돈이라고 해놓고 질 좋은 고기가 아닌 기름기가 뚝뚝 떨어지는 고기들을 파는 거 같아서 제가 잘 모르는건지 모르겠지만 오히려 수입산이 구울때 기름이 나와도 잘 안타더라고요. 



이차저차하고 그래서 이렇게 쓸쓸한 영화관을 

전세를 낸것처럼 아주 편안하게 관람을 하게 되었습니다.



닥터스트레인지, 아니 이 사진은 그냥 롯데시네마에 세워진 마블 대형 피규어, 이런거는 코엑스에도 엔터식스 말고는 저렇게 큰 거는 그렇게 많이는 없는데, 참 의미없어보이긴 하더라고요. 이 비싼걸 배치해놓고 그리고 그 다음에는 이 영화가 잊혀지면 어떻게 하려는 건지, 그저 뭔가 뽐내기를 좋아하는 꼰대의 기획의도가 아직도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아무튼, 영화관이 좋던 싫던간에 이 영화 1917에서 나오는 닥터스트레인지, 아니 베네딕트 컴버배치의 연기는 정말 일품(?) 이라고 하기엔 대단히 짧게 나와서, 그래도 존재감이 있었습니다. 이 영화는 영국 군인들이 전쟁하는 영화라서 그런지 발음들이 미국의 영어스타일과는 전혀달라 못알아 듣는 영어가 좀 많은 것 같더라고요. 제가 영어를 잘하는 것은 아니지만 뭔지 모르게 신사틱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리를 꼿꼿이 세우고 허리를 폈을때 고개를 쭈뼛이 들면서 말하면 그런 발음들이 나온다고 해야할까요? 대단히 신사적인 그들의 습관들이 영화에서 많이 관찰이 되더라고요. 마지막 장면에 흑인 군인 한명도 관찰이 되던데 그게 좀 튀었다고 해야할까요? 몇명이 보이면 관계가 없는데 대부분 백인군인인데 한명만 유독 튀게 보였기 때문이죠. 그때까지만해도 흑인을 차별하는 문화가 있을거라고 예측됩니다만 아니, 아직도 영국은 흑인에 대해 차별하는 문화가 존재하고 있죠. 최근 조커의 영국 영화제 수상소감이 화재가 되었던 것도 그 이유였습니다.



이랬든 저랬든 귀족이라는 것을 뽐내는 듯한 영화의 뉘앙스는 어쩔수 없다고 하더라도 영화자체로는 정말 내용이 훌륭했다고 보여집니다. 두말 할 것없이 바로 아카데미에서 촬영상, 음향효과상, 시각효과상을 받은 이유가 몰입력을 정말 깊게 만들어 줬습니다. 사실 전쟁영화라고 하면 대부분 사람들이 늘어질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이것을 실상 관객들이 그 안에 들어가서 체험하게끔 만들어주는 촬영필름을 상영했다고 볼 정도로 입체감이나 감정이입이 대단히 호소력이 있었습니다.



이 장면에서 스코필드(조지 맥케이) 가 앵글이 잡힐때는 말이죠. 게다가 이 영화의 OST노래까지 어우러져 되게 소울풀하다는 생각에 죽음을 목전에 앞두고 있는 병사들의 마음을 잘 대변해준다는 느낌을 줘서 뭉클한 감정이 들었습니다. 예전 군시절 한겨울에 훈련하다가 눈이 너무 많이 내려서 본부로 돌아가야 하는데 길이 꽁꽁 얼어 돌아갈 수 없다고 세운 천막기지에서 지루하게 모여있다가 R&B를 잘하는 종교병이 노래를 갑자기 불렀었는데 그때 장병들이 그 노래를 듣고 모두 위로를 받았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죽음을 앞둔 장병들의 마음, 그것이 함정일거라고 생각지도 못하고 말이죠. 




에린 무어 장군(콜린 퍼스)은 두명의 병사  스코필드(맥 케이), 블레이크 (딘 찰스 채프먼) 에게 임무를 부여합니다. 그리고 그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서 두 병사 중에 블레이크에게는 동기부여가 된 이유가 있었습니다. 그것을 위해 무차별적으로 적장으로 달려가려는 그를 막으려고 해도 어쩔 수 없이 결국은 생각도 하지 못한 상태로 스코필드는 블레이크와 함께 목숨을 걸고 장군의 명령을 실행합니다.



이렇게 둘은 단 하루 아침이라는 시간 내에 무려 1600명의 아군을 살리기 위한 명령을 실행하게 됩니다. 사실 네이버 영화에 검색해보면 스토리는 나오는데 블레이크의 형이 함정에 빠져있는 대대에 속해있다는 사실을 알고 전력질주를 할 수 밖에 없었던 사실이 있었습니다.



블레이크는 그렇다 치더라도 스코필드는 그냥 간단한 명령을 실행할 줄 알고 따라간 거였는데 이렇게 위험한 미션을 실행하게 되는 것에 대해 대단히 힘들어 했습니다. 그저 친구라는 이유로 그를 따라가게 되면서 생각도 못한 일을 하게 되버렸죠.

그리고 영화 마지막에 스코필드가 만나게 되는 사람에게 전해준 소식은 제게 눈물샘을 자극하게 만들더군요. 


숨다가 여자와 아이를 만나는 장면은 힐링하는 요소이기도 하지만 스코필드의 성격을 나타내주는 장면이기도 했습니다. 악착스러운 위기속에서도 그가 생명을 중시한다는 캐릭터임을 잘 보여줬습니다. 그러다가 결국 어쩔 수 없이 살인을 저지르게 되긴 하지만요. 총알을 아끼는 것도 좋지만 육탄전을 전혀 안하는 것을 보고 조금은 놀랐습니다. 이 장면 전에 부상이 있어서 그러는 것이었을 수도 있겠지만 대단히 도망가는 데 집중을 했었죠. 그럴 수 밖에 없었기도 했고요. 시간이 없었으니까.



멍하니 어떤 한 사람을 쳐다보다가 갑자기 총을 쏘죠? 와 나라도 저 장면에서 많이 무서웠겠다라는 감정이입이 됐습니다. 그것이 바로 롱테이크 촬영기법과 1인칭 촬영시점의 묘미가 혼합되었던 느낌이었습니다. 누가 적인지도 누가 총을 들고있는 건지도 스코필드가 적군인지 아군인지도 모를텐데 공격하는 사람이 뭐하는 건지도 모르는 저 순간이 왠지 전쟁이 끝날 것 같지 않다는 느낌을 계속 암시를 해주었습니다.



계속 도망가는 스코필드, 총을 한대도 안맞는 경이로운 몸놀림을 보여주는 것은 조금 사실감이 떨어지긴 했습니다. 그러한 장면을 롱테이크로 촬영하면서 정교하게 절실한 느낌을 주면서 달아나는 연기는 되게 실감났습니다. 그리고 다이빙을 하죠~



블레이크는 이 장면에서 참 왜 그런 일을 한건지 롱테이크 촬영이 참 재미있는 건 카메라의 시점을 옮기면 안 보이는 장소는 생략을 해버릴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것이 오히려 현실감을 자극했던 효과가 컸던 것 같습니다. 관객에게 사건이 일어난 것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사건이 일어났다는 것을 다시 카메라의 시점이 드러날때 알려주기에 전쟁의 참상에 대한 상상력을 더욱 자극하게 됩니다. 땅에 널부러져 있는 시체들, 가축이 죽어있는 상태로 널부러져 있는 바닥, 폐허로 변해있는 많은 것들을 통해서 사건은 일어난 것은 못봤지만 상상하게 만들어주는 데는 롱테이크 만큼 좋은 방법은 없는 것 같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떻게 끊지 않고 절묘하게 장면을 바꿨을까? 라는 물음이 계속 들더군요. 대부분의 촬영은 카메라를 두 세개를 가지고 다양한 각도에서 촬영을 한꺼번에 해서 커트를 여러번 해서 편집을 하는 방식으로 영상을 만들죠. 촬영이 쉬웠을지 어려웠을지, 단 촬영하는 기간은 되게 짧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준비하는 기간은 꽤 걸렸을 수도 있지만 카메라 감독들이 촬영할때 조금만 집중해서 고생만 하면 몇 테이크 촬영을 안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단 그 긴면들에 NG가 나버리면 정말 곤혹스럽겠다 생각이 들더군요. 



스코필드는 총을 쏠때가 한번은 나치 비행기 조종사, 그리고 저기 높은 건물에서 총을 쏘고 있는 적군이었던 것 같습니다. 총알은 아껴야죠. 아래에서 총격을 하게되면 되게 불리하다는 사실이 있는데 그러한 지식이 머리속에 맴돌게 되면서 되게 실감났던 장면으로 기억합니다.



스코필드는 되게 소심하지만 가정적이고 가족들을 그리워하고있습니다. 저 사진은 자신의 가족이 아닌 나치일원들의 임시본부 안에 숙소에서 발견한 사진입니다. 가족사진에 대한 애착을 가지고 있습니다. 스코필드는 집에 돌아가면 다시 전쟁을 하러 나가야 하는 불안함때문에 영영 집에 못돌아갈 것 같다고 집에 못간다는 말을 합니다. 받았던  훈장도 그에게는 큰 의미가 없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 훈장을 포도주로 바꿨다고까지 이야기 하죠. 친구인 블레이크는 한번도 훈장을 못탔는데 그런 스코필드가 이해가 안되었죠. 게다가 재미없는 스코필드 옆에서 계속 재미있는 이야기를 먼저 꺼내는 친구가 바로 블레이크였습니다. 블레이크를 친구로 둔 이유가 그가 소극적인 이유도 있겠지만 가족을 덜 그리워 하기위해서였다라고 생각이 들기도 하네요.



소굴로 들어가게 되면 뭔 일이 일어난다는 사실만은 분명합니다. 이번에도 어벤져스 엔드게임 같이 쥐가 나타나는데요. 그러나 어벤져스 엔드게임에서 쥐가한 역할과는 다른 역할을 하죠. 하지만 쥐가 했던 행동으로 두 사람의 우정은 더욱 끈끈해지기도 합니다.




킹스맨에 나왔던 마크 스트롱도 나오는데 마크 스트롱인가 처음에는 햇갈렸습니다. 그래도 목소리가 중후해서 대단히 멋진 중령의 연기를 했습니다. 이 밖에도 앤드류 스캇은 두 친구가 여정을 떠나기 전에 공포탄을 건내준 간부였죠. 


대략 스포같지 않은 스포들을 해봤는데 사실 이러한 설명으로는 다 부족합니다. 실제로 영화관에 가서 긴장감을 느껴보는 것이 답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영화관에서 보셔야 하는데 이런 시기에 참 아쉽다는 생각도 듭니다. 좋은 경험이었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롱테이크가 돈이 안드는 것 아닌가 그래서 장면이 너무 쉽게 보이는 것 아닌가 걱정했지만 오히려 연극적인 요소가 다분했고 더 사람에 대한 정서와 감정을 집중해서 볼 수 있었다는 것에 대단히 만족했습니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과 전세계 영화제에서 쌍두마차로 떠오른 영화 '1917' 두 영화 모두 찬사를 받을만한 영화였습니다. 특히 마지막에 스코필드가 메켄지 장군을 긴박하게 찾으면서 250미터를 남겨두고 뛰는 씬은 예고편에서 볼때와 다르게 대단히 긴박감이 넘쳤다는 기억이 강하게 남습니다. 영화를 보고 예고편을 보면 모두 다 이유가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더라고요.



영화 1917 은 샘 멘더스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으며 세계1차대전 중 독일군에 의해 모든 통신망이 파괴된 상황 속에서 영국군 병사 '스코필드'(조지 맥케이)와 '블레이크'(딘-찰스 채프먼)에게 하나의 미션이 주어지면서 함정에 빠진 영국군 부대의 수장 '매켄지' 중령(베네딕트 컴버배치)에게 '에린무어' 장군(콜린 퍼스)의 공격 중지 명령을 전하는 하루밤 사이에 있었던 일을 다룬 영화입니다. 전쟁터 한복판을 가로지르며 사투를 이어가는데 관찰자의 시점으로 영화를 감상하는 맛이 정말 색다르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끊긴다는 생각이 들지않는다는 점에서 대단한 영화입니다. 



영화 1917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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