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수병

목포, 남악 김근호식당


고향에 요즘 한달에 한번 꼴로 가게 되는데요.
그것도 연차를 쓰면서요.
한번은 형의 첫째 돌잔치
이번엔 여동생의 상견례자리
다음달에는 여동생 결혼식
다다음달에는 이사를 가야하면서
제가 키우던 강아지를 고향에서 데려와야하는데요.
갈때마다 연차를 쓰다보니
한달에 한번씩 휴가를 갑자기 많이 가는 듯합니다.
작년에는 가고싶어도 갈수 없었던 휴가가
이번년도는 가지마라고 해도 가야하는
그러한 일들이 많았는데요.
그러다보니 세월도 결국 지나가는구나
라는 생각과 동시에 오늘 아침 출근하는 길에
느껴지는 이상한 감정이 저에게는
왠지 익숙한 두려움마저 생기기도 하네요.
사람들은 일을 하면서 생계를 유지하는데요.
아침에 잠깐 봤던 백종원의 골목식당을 보면서
유달리 그 이야기가 귀에 들어왔습니다.
사람은 자신이 좋아하는 걸 해야한다는 말
그래서 오늘 아침에 출근하면서
지금 다니고 있는 직장을
내가 좋아서 다니고 있는건가라는 물음에
어느덧 아침부터 불안한 감정을 숨길 수가 없더라구요.
돈은 벌어야한다는 그런 사정이 있었을 때는
아무런 감정없이 생각없이 살수 있었는데
이제 다시 내가 원하는 게 무엇인가
생각해야할 때가 왔다는 사실에
어렴풋이 지금 있는 곳에서 내가
혼자서 무엇을 할수 있고
다시 고향으로 가도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아무런 판단이 서질 않더군요.
그저 혼자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하나의 평범한 사람이라고 보이기 밖에
그것이 향수병과 월요병을 겹치게 만든 느낌이랄까요?
고향은 평온하고 정답지만
현실은 다시 냉정한 거짓말 속에서
돈이란 전제조건 하에 만나는
재능의 낭비가 이루어진다는 착각
그저 사람마다 운명의 소용돌이가 있겠지만
이제 형제들도 모두 결혼을 하게 되니
가장 좌불안석인 상태인 내가
이젠 무엇을 해도 결국은 밀고나가야하는
무엇하나 꿈을 제대로 이뤄낸 것은 없지만
이제는 마인드컨트롤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내가 즉면한 현실을 제대로 뒤집어서
가만히 앞으로 나아가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 하루도 모두 힘든 날이겠지만
우연히 우리가 앞으로 만난다고 해도
그것은 살아있기때문에 누릴 수 있는
아름다운 우리네 여정일 것입니다.


댓글()